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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서울 문화 순례> 한국을 알리는 작은 병쪽지

by bookstory 2009. 4. 6.
 한국에 살면서 한국을 모르는 사람들.
서울에 살면서 서울을 모르는 사람들.

외국인에게 한국을 알리고 서울을 알리기 위해 이 책은 처음 기획되었다. 그러나 저자의 말을 빌자면 한국인에게 서울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에 국문으로 다시 출간했다고 한다. 서울이라는 도시는 500년 조선의 흥망을 유유히 흐르며 다독이던 한강이 있으며 높에서 이를 굳굳히 지켜보던 남산이 있었다. 서울 공화국이라는 말을 빗대어 지역주의를 운운하는 것은 이 책을 보면 외람된 생각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 역사의 큰 틀을 차지하고 있는 조선이라는 나라의 수도가 단지 서울 시민을 위한 문화라고 한계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 <서울 문화 순례>는 최초 영문판으로 먼저 출간되었다. 외국인에게 한국을 바로 알리자는 것이다. 나 개인적으로 항상 고민하던 것이 바로 이 점이다. 한국인들은 한국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지만 외국에 알리는 것 조차 소홀하다는 것에 가슴아파 했다. 독도문제에서 우리 문화제의 일본 유출 문제까지 말못할 울분만 안고 살 뿐 누구하나 우리의 권익을 위해 노력은 안하는 듯 보인다.




이웃 일본을 보면 국제적인 정세를 교묘히 잘 이용하여 국익과 정치적인 효과를 최대한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지속적이고 치밀한 계획으로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이 책 하나로 우리나라를 알린다는 것은 빈병에 쪽지하나 넣어 보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허나 이런 시도들은 한국을 알리는 희망의 쪽지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런 쪽지들을 더 많이 보내기를 바란다.

최근 일본에서는 독도가 자국의 땅이라는 주장의 안내 팜플렛을 8개 국어로 번역하여 외국 공사관에 배포한 적이 있다. 나는 이 책을 다국어로 번역하여 좀 더 많은 나라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기를 소망 한다.



작년 겨울, 무척 추운 날씨에 광화문 사거리에서 버스를 기다린 적이 있다. 나는 발을 동동구르며 버스를 한참이나 기다렸다. 이때 내 눈에 들어오느 정보(INFORMATION). 아마 광화문 네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은 INFOMATION이라고 적혀 있는 부스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곳에서 찾은 것은 우리나라의 관광 정보와 문화정보 책자들이 즐비하게 놓여있다. 나 자신도 버스를 타고 지나다니면서 겉으로만 봤을 뿐 그안에 무엇이 있는지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했다. 수 많은 한국소개 자료들이 즐비하여 이것 저것 챙기기 시작했다. 그 곳에 계시던 분이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뭔가 불어보려는 태세였다.


SEOUL INFORMATION에서 가져온 홍보물들


그의 행동을 눈치채고 내가 먼저 말을 건냈다.
이 브로우셔와 팜플렛을 모두 가져가도 될까요?
안내원이 물었다.
무엇에 쓰려고 하는데요?
궁금한 표정으로 나에게 물었다.
아~ 제가 이 분야에 관심이 많아 무슨 내용이 적혀 있나 보고 싶어서요. 몇부씩 더 가져가도 괜찮겠죠?
예, 그러세요. 많이 가져가셔도 됩니다.
친절한 그 분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헐레벌떡 부스를 빠져 나왔다.
안내원과 대화가 없었더라면 나는 꼭 도둑처럼 연장 가방에 돈을 쑤셔넣는 모양이 되었을 것이다.

인터넷에 자신의 블로그에 신변잡기와 연예인 정보, 사회의 각종 이슈정보 등 수 많은 글들을 올리고 있는 네티즌들을 흔히 볼 수 있지만 한국을 알리기 위해 한국학과 관련된 정보를 꾸준히 올리는 분은 많지 않다. 그것도 영문으로 작성한 포스트는 말할 나위도 없다. 영문으로 우리나라를 알리는 것이 쉽지 않을 뿐더러 누가 그 어려운 한국의 문화를 영문으로 작성하여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겠는가?
이 책은 일부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아 진행한 출판작업이었다고 한다. 어찌되었건 무엇인가를 성취했다는 저자의 뿌듯함이 머리말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진심으로 응원과 박수를 보낸다.



서울에 거주하는 시민들도 서울의 역사, 문화에 대해 잘 아는 이가 많지 않다.



서울에 살면서 북촌을 가본 분도 있겠지만 그곳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잘 모르는 분들도 많다. 동네로 치자면 가회동 일대가 바로 그곳이다. 안국동과 인접해 있기도 하고 북쪽에 있어 북촌이라고 했했다. 청계천 너머 남쪽에 취한 마을은 남촌이라 했다고 한다. 북촌에 가면 한옥마을이 있는데 잘 관리되어 있는 한옥이 오밀조밀하게 붙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북촌에 가면 가끔 한국의 미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실은 이런 모양의 한옥은 일제 식민지 시절에 큰 한옥을 헐고 조그마한 한옥으로 쪼개서 증축하여 만들어진 집들이라고 한다. 저자는 이를 비유하여 지금의 부동산 업자의 아파트 분양과 진배없다고 한다. 일본인들이 조선시대에 세도가들이 모여 살았던 북촌의 양반가문을 조직적으로 붕괴시킨 것이다. 우리의 현재의 모습을 그리다 보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일본 식민지 시대의 잔재들이다. 문화, 건축, 사회, 인물까지 그렇다.





<서울 문화 순례>는 한옥마을의 골목의 형태와 집의 모양, 구들, 온돌, 마루에 까지 친절하게 설명한다. 이 또한 우리나라의 과학적 집짓기에 대한 언급도 서슴치 않았다. 북방민족의 온돌과 남방의 마루를 연결한 동양에서는 보기 드문 건축기술을 우리나라는 보유했다고 한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문화에 대해 과장된 찬양가이다. 그의 말을 믿고 싶은 것이 아니라 사실로 드러난 여러가지 근거들을 제시하며 당당히 과학적 논리로 설명하고 있다. 아파트의 온돌 시스템이 우리나라에만 있다는 사실을 설명하면서 보온 효과에 대해서도 근거있는 주장을 하고 있다.





또 이 책은 작은 한옥과 골목의 설명에서 큰 궁과 대로까지 과거 우리 역사의 지도와 사료를 근거로 조근조근 설명하고 있다. 영문판에서는 어떻게 설명되고 있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한국을 알리는 영문판을 꼭 읽어 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역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참으로 쓸모 있고 의미있는 책이라 본다.

이 책이 궁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풀어놓은 논리는 참으로 기상천외 하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궁의 크기를 비교하는 이야기다. 우리의 궁이 중국에 비해 엄청나게 큰 규모로 지었다는 논리에 나조차도 깊이 빠져버릴 정도 였으니 말이다. 중국의 자금성 규모의 반 크기인 우리나라 궁은 중국의 땅의 크기와 조선의 땅의 크기에 비해 궁궐을 훨씬 크게 지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주자학의 겸손을 따르다 보니 이정도라는 것이 저자의 말이다.




이번 <서울 문화 순례>가 일반 독자들에게 좀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책이 될거라 확신을 가져본다. 이유는 옆집 아저씨가 자신의 뼈대있는 논리를 바탕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과 우리의 문화를 차분히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어 본 후 예전 돌베개에서 나온 답사여행길잡이 15권 서울의 문화와 유산도 꼭 읽어보길 바란다.







그동안 포토북 서비스를 하면서 책을 읽고 간단한 설명만을 덧붙였다. 그 이유는 사진을 통해 여러분들이 책을 읽으며 스스로 책에 대한 판단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마음에 드는 책이 소개하려면 20여 줄 정도의 설명으로는 도저히 성이 차지않을 때가 있다. 좋은 책 한 권을 사진과 함께 간단한 리뷰 정도로 설명하는 것이 아쉽기 때문이다.

이번 소나무 출판사에서 나온 <서울문화순례>는 추천할 만한 책이다. 이전에 이야기 했던 내용 중 어려운 내용을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글로 쓰는 것이 어렵다. 어려운 우리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일반인에게 쉽게 전달하여 쓰는 것도 어렵다.






<서울 문화 순례> 이 책은 널리 소개하고 알려야할 책이다.
서평단 선정이 안되신 분들은 꼭 사서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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